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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parade] 룸 넘버 나인(Room No.9) End D/E/F 리뷰

meruri 2016. 10. 23. 21:35

 

#. 리뷰


 오키나와에서 정체 모를 실험이 시작된 지도 어느 덧 5일. 세이지에 대한 요구가 점차 도를 넘어가게 되고, 다이치는 이번에는 자신 쪽을 택하자고 주장한다. 선택 사항은 길이 100mm, 깊이 8mm 이상의 상처. 물론 무사히 해방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, 설령 자신이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세이지를 구출하겠다고 다짐한 다이치는 이 정도 상처는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말로 친구를 설득하며 남은 선택 사항들을 클리어해간다.


 End D     모든 일이 끝나고도 세이지와 계속 친구로 남을 수 있을까? 그런 의문이 자꾸 다이치의 머릿 속을 맴돈다. 가까스로 포인트를 모아 시설에서 해방되어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나 그날 이후로 세이지와는 소원해지고 말았다. 그 이유에 대해서 충분히 납득되기도 하면서 다이치는 유일무이한 존재에 잃었다는 상실감 속에서 절망한다.


 End E     시설에서 해방된 두 사람. 다이치는 곧 바로 경찰에 가자고 말하지만 세이지는 이토록 대범하게 일을 저지르고 있는 그들을 쉽게 잡을 수 없을테니 단념하라며 타이른다. 결국 홀로 경찰을 찾아가 10일간의 일을 털어놓지만 그들이 황당무계한 다이치의 말을 믿어줄 리는 만무하고, 그는 허탈한 마음을 달래며 일상으로 돌아온다. 오키나와에서 헤어진 후 세이지와 전혀 만나지 않게 되었지만 따로 연락하지 않는다. 그냥 그렇게 다이치 안에서는 이미 무엇이든 끝나있었다.


 End F     가장 중요한 것은 예전처럼 계속 친구로 곁에 있는 것 뿐. 그렇게 결론 내린 다이치는 짐을 챙겨 세이지와 함께 호텔을 나선다. 무사히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오체만족으로 해방되어 둘도 없는 친구인 세이지도 곁에 있다. 그렇게 헤어질 무렵 왠지 모를 불안감에 다이치는 세이지를 부르고, 거기에 친구는 만연의 미소로 답한다. 조용히 덮어두어야 할 방 안의 기억… 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가 유일무이한 친구였다는 것만 남기면 된다.


 두 사람이 선택지를 분담하는 식이라 다이치 쪽의 선택지도 하나 둘 나오는데, 손에 구멍 내니까 9일째 대뜸 기어나온다는 게 손가락 자르기 망할… 10일째에는 정말 팔 하나 내놓으라고 했겠네 (# ゚Д゚) 그래놓고 실험 다 끝나니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들 풀어주고 보수까지 남기고 사라지는 데, 보면서 조용히 육두문자를 날렸습니다. 이 변태 새끼들은 진짜 답이 없어요. 시나리오 라이터가 전작에서도 그랬듯, 이 수수께끼 조직에 대해서는 가만히 접어두는 데 그냥 하루네 조직과 마찬가지로 쌍놈 집단입니다. 그게 다에요.


 사실 트루 엔딩에서 둘은 어디까지나 친구 관계이며 그 이상이 되지 않는다고 네타 당했을 때는 왜 러브가 없냐며 좌절했습니다만, 3가지 루트를 모두 클리어하고, 마지막으로 스탭 코멘트까지 읽고 나니 이런 결말에 대해서도 일단 납득이 갑니다. 다이치나 세이지에게 있이서 서로는 절대적인 신뢰를 가진 존재이고, 그 관계를 계속 이어갈 수 있는 형태가 친구라는 거겠죠. 마지막 과제 클리어하고 끌어안고 엉엉 우는 모습 보면서 형태가 어떻게 되었건 다이치의 말처럼 이 둘에게는 변함없이 같이 있다는 자체가 중요했구나 싶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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